『데미안』, 어떤 번역본을 선택할까? 출판사별 특징 비교
들어가며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은 시대를 초월한 성장 소설로, 국내에서도 다양한 출판사를 통해 번역되어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번역자의 해석과 문체에 따라 독자 경험이 달라질 수 있다. 본 글에서는 민음사, 코너스톤, 더클래식, 더스토리, 문예춘추사, 열림원, 바로이북, 을유문화사, 문학마을, 문학동네 등 10개 출판사의 번역 스타일을 비교 분석하며, 어떤 번역이 독자에게 가장 적합한지 살펴보겠다.
출판사별 번역 스타일: 내 취향에 맞는 글은?
영어원문:
I Shall Begin my story with an experience I had when I was ten and attended our small town’s Latin school.
The sweetness of many things from that time still stirs and touches me with melancholy: dark and well-lighted alleys, houses and towers, chimes and faces, rooms rich and comfortable, warm and relaxed, rooms pregnant with secrets. Everything bears the scent of warm intimacy, servant girls, household remedies, and dried fruits.
1. 내가 열 살이고 작은 도시의 라틴어 학교에 다니던 시절의 체험 한 가지로 내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그 시절로부터 짙은 향기가 밀려와 속에서부터 아픔과 기분 좋은 전율로 마음을 뒤흔든다. 어두운 골목들과 환한 집들, 탑들, 시계 종 치는 소리와 사람들의 얼굴, 편안함과 따뜻한 쾌적함으로 가득 찬 방들, 비밀과 무시무시한 유령의 공포로 가득 찬 방들. 따뜻하고 비좁은 방의 냄새, 토끼들과 하녀들의 냄새, 민간요법 약 냄새와 마른 과일 향기가 난다. 그곳에서는 두 세계가 뒤섞였다. 밤과 낮이 두 극 (極)으로부터 나왔다.
2. 내가 열 살 때 마을의 라틴어 학교에 다니며 겪은 일로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그 시절을 생각하면 어두운 길과 밝은 길, 집과 탑, 시계 종소리와 사람들의 얼굴, 편안하고 안락한 방들, 비밀로 가득 차 유령에 대한 깊은 공포가 느껴지는 방들처럼 다양한 향기가 밀려온다. 그 향기는 내 안에서 아픔 그리고 행복에 겨운 떨림과 함께 피어오른다. 좁고 따뜻한 공간의 냄새, 토끼와 하녀들의 냄새, 가정상비약과 말린 과일 향기가 난다. 두 세계가 그곳에 뒤엉켜 있었고, 양 극단에서 낮과 밤이 생겼다.
3. 고향에서 라틴어 학교를 다니던 열 살 때의 경험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그때의 추억들이 진하게 밀려들어 와 가슴을 파고들며 슬픔과 즐거운 전율로 마음을 뒤흔든다. 어두컴컴한 골목들과 환한 건물, 교회 탑들과 시계 소리, 사람들의 얼굴과 아늑하고 따뜻한 방, 비밀에 둘러싸여 유령이 나올 것 같은 공포로 가득한 방들, 따뜻하고 비좁은 방과 토끼와 하녀들의 냄새, 집에서 약 달이는 냄새와 말린 과일 향이 난다. 그곳엔 두 세계가 얽혀 있었고, 밤과 낮이 세계의 양쪽 끝에서부터 나왔다.
4. 열 살 때 고향에서 라틴어 학교를 다니던 시절의 경험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그때의 추억들이 온갖 풍경과 향기로 진하게 밀려들어 마음을 슬픔과 기쁨의 전율로 뒤흔든다. 어두컴컴한 골목의 환한 집들, 교회 탑, 정각마다 울리는 종소리와 사람들의 얼굴들, 아늑하고 따뜻한 방, 유령이라도 나올 것 같은 비밀과 공포로 가득한 방들이 보인다. 따뜻하고 비좁은 방에서 나는 토끼 냄새, 하녀들의 체취, 집에서 약 달이는 냄새에 말린 과일 향도 난다. 그곳에 두 세계가 얽혀 있었다. 세계의 양쪽 끝에서부터 나온 밤과 낮이.
5. 나는 내가 열 살 때, 그러니까 우리가 살던 조그만 도시에 있는 라틴어 학교에 다니던 시절부터 내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그 시절의 많은 것들이 나에게 향기를 풍겨오고, 마음속에는 슬픔과 기분 좋은 전율이 나를 흔들어놓는다. 어두운 골목길과 밝은 집들과 탑들, 시계가 울리는 소리와 사람들의 얼굴, 아늑함과 따스한 위안이 넘치는 방들, 비밀과 유령에 대한 깊은 두려움으로 가득 찼던 방들이 그렇다. 따뜻한 구석의 냄새가 나고, 토끼와 하녀의 냄새, 집 안의 상비약과 말린 과일의 냄새도 난다. 그곳에는 두 개의 세계가 뒤섞여 있었다.
6. 내가 열 살이었을 때, 우리 소도시의 라틴어 학교에 다니던 시절에 겪었던 일로 얘기를 시작하련다.
그 시절로부터 짙은 향기가 뿜어져 나와, 내면에서 아픔과 쾌적한 전율을 일으키며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어둑한 골목길, 밝은 주택과 탑들,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와 사람들의 얼굴, 아늑함과 따스한 쾌적감에 둘러싸여 있던 방들, 비밀과 귀신에게 느끼는 깊은 두려움으로 가득 찼던 방들. 따스한 밀착의 냄새, 토끼와 하녀들의 냄새, 민간요법제와 말린 과일의 냄새가 풍겨 나온다. 거기선 두 개의 세계가 뒤섞여 흘러갔으며, 두 개의 극으로부터 낮과 밤이 왔다.
7. 열 살 무렵, 나는 작은 도시의 라틴어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그때 생각을 하면 온갖 냄새가 생생하게 풍겨와, 아프도록 슬픈 느낌과 기분 좋은 전율이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나를 흔든다. 어둑한 골목길, 밝은 색깔의 집과 탑, 시계 소리, 얼굴들, 밝고 따뜻하고 편안하고 쾌적한 방들과 무시무시한 유령의 공포와 비밀로 가득 찬 방들, 집토끼며 하녀들, 상비약과 말린 과일 향기. 그곳에는 두 개의 세계가 뒤섞여 있었다. 그리고 그 두 개의 극에서 낮이 오고 밤이 왔다.
8. 열 살 때 고향 소도시의 라틴어 학교에 다니던 시절의 체험으로 내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추억의 짙은 향기가 밀려와 안에서부터 아픔과 아늑한 전율로 마음을 흔든다. 어두운 골목과 환한 집들, 탑들, 시계 치는 소리와 사람들 얼굴, 편안하고 따스한 안락함이 가득한 방들, 비밀과 유령의 공포로 가득한 방들. 따뜻한 비좁음의 냄새, 토끼와 하녀들의 냄새, 집에서 약 달이는 냄새와 마른 과일 향이 난다. 그곳에는 두 세계가 뒤섞여 있었다. 밤과 낮이 두 극(極)으로부터 나왔다.
9. 내 이야기는 열 살 때 겪었던 어떤 일을 말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나는 그때 한 소도시의 라틴어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그 시절을 생각하면 달콤하면서도 아련한 추억들과 더불어 우울한 기분이 밀려들곤 한다. 어두침침하거나 환한 골목들, 예쁜 집들과 종탑, 종소리, 사람들의 얼굴, 어린 하녀들, 그리고 잘 꾸며진 아늑한 방의 비밀과 유령에 대한 공포. 이 모든 것들이 고통과 함께 기분 좋은 전율로 내 마음을 뒤흔든다. 그리고 물씬 풍겨오는 가정상비약 냄새, 말린 과일의 향기…. 거기에는 두 세계가 뒤섞여 있었고, 그 양극으로부터 낮과 밤이 밀려왔다.
10. 내가 열 살 때 우리 소도시의 라틴어 학교에 다니던 시절의 체험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련다.
그 시절로부터 짙은 향기가 풍겨와 내면에서부터 아픔과 상쾌한 전율로 나를 건드린다. 어두운 골목길들과 밝은 집들과 탑들,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와 사람들의 얼굴, 따스한 안락함과 쾌적함으로 가득 찬 방들, 비밀과 유령에 대한 깊은 두려움으로 가득 찬 방들. 따스한 비좁음, 작은 토끼와 하녀들, 온갖 가정상비약, 말린 과일의 향기가 풍겨온다. 두 세계가 거기 한데 뒤섞여 있었다. 두 극단에서 낮과 밤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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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민음사, 전영애 옮김
2. 코너스톤, 이미영 옮김
3. 더클래식, 이순학 옮김(2013년)
4. 더스토리, 이순학 옮김(2019년)
5. 문예춘추사, 두행숙 옮김
6. 열림원, 김연신 옮김
7. 바로이북, 더트랜스 옮김
8. 을유문화사, 이영임 옮김
9. 문학마을, 박준석 옮김
10. 문학동네, 안인희 옮김
출판사별 번역 스타일 분석
1. 민음사 (전영애 옮김)
특징:
- 원문의 구조를 최대한 유지하는 직역에 가까운 번역
- 정제된 문체로 헤세 특유의 분위기 강조
- 예를 들어 "짙은 향기가 밀려와 속에서부터 아픔과 기분 좋은 전율로 마음을 뒤흔든다."라는 표현은 감각적인 원문의 뉘앙스를 그대로 살린다.
2. 코너스톤 (이미영 옮김)
특징:
- 부드럽고 현대적인 문체로 가독성을 높임
- 문장을 쉽게 풀어쓰며 독자가 이해하기 편하게 번역
- "그 향기는 내 안에서 아픔 그리고 행복에 겨운 떨림과 함께 피어오른다."와 같은 표현에서 감정적인 부분을 강조함
3. 더클래식 (이순학 옮김, 2013년)
특징:
- 원문에 충실하되, 문장을 조금 더 다듬어 자연스럽게 번역
- 번역 스타일이 비교적 고전적인 느낌을 유지
- "그때의 추억들이 진하게 밀려들어 와 가슴을 파고들며 슬픔과 즐거운 전율로 마음을 뒤흔든다."와 같이 감정을 강조하는 표현이 많음
4. 더스토리 (이순학 옮김, 2019년)
특징:
- 같은 번역가지만 2013년판보다 조금 더 세련되고 현대적인 문체 적용
- 일부 문장이 간결해졌으며, 가독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수정됨
- "그때의 추억들이 온갖 풍경과 향기로 진하게 밀려들어 마음을 슬픔과 기쁨의 전율로 뒤흔든다." 등으로 감각적 요소를 강조
5. 문예춘추사 (두행숙 옮김)
특징:
- 전체적으로 고풍스러운 문체
- 헤세의 철학적인 색채를 유지하면서도 번역투가 강한 느낌
- "그곳에는 두 개의 세계가 뒤섞여 있었다."와 같이 원문의 직역을 중시
6. 열림원 (김연신 옮김)
특징:
- 현대적이고 부드러운 번역 스타일
- 문장이 자연스럽고 쉽게 읽힘
- "거기선 두 개의 세계가 뒤섞여 흘러갔으며, 두 개의 극으로부터 낮과 밤이 왔다."처럼 감각적인 표현을 강조
7. 바로이북 (더트랜스 옮김)
특징:
- 의역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문장을 현대적으로 다듬음
- "그때 생각을 하면 온갖 냄새가 생생하게 풍겨와, 아프도록 슬픈 느낌과 기분 좋은 전율이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나를 흔든다."처럼 독자가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번역
8. 을유문화사 (이영임 옮김)
특징:
- 원문의 구조를 존중하면서도 문체가 다소 고전적인 느낌
- 번역 문장이 조금 더 길어지는 경향이 있음
- "그곳에 두 세계가 얽혀 있었다. 세계의 양쪽 끝에서부터 나온 밤과 낮이."와 같이 원문의 형식을 유지하는 방식
9. 문학마을 (박준석 옮김)
특징:
- 감성적인 해석이 강함
- 문장이 다소 문학적으로 다듬어져 원문과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음
- "추억의 짙은 향기가 밀려와 안에서부터 아픔과 아늑한 전율로 마음을 흔든다."처럼 감각적 묘사가 강조됨
10. 문학동네 (안인희 옮김)
특징:
- 직역과 의역의 균형을 적절히 맞춘 스타일
- 문장이 매끄럽고 현대적이며, 독자 친화적
- "그 시절로부터 짙은 향기가 풍겨와 내면에서부터 아픔과 상쾌한 전율로 나를 건드린다."처럼 감정을 세밀하게 전달
독자별 추천
- 원문 느낌을 그대로 느끼고 싶다면 민음사, 을유문화사 추천
- 가독성이 좋은 번역을 원한다면 코너스톤, 더스토리, 문학동네 추천
- 감성적인 문체를 선호한다면 문학마을, 바로이북 추천
마무리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은 번역자에 따라 문체와 뉘앙스가 달라진다. 독자가 어떤 스타일을 선호하는지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것이며, 본 글이 적절한 번역본을 고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