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 8. 12:38ㆍBOOK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의 대표작 《수레바퀴 아래서》(Unterm Rad)는 독일 문학을 대표하는 성장소설로, 청소년의 압박과 사회적 억압을 다룬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다양한 출판사에서 번역본이 출간되었는데, 각 출판사마다 번역 스타일이 다르다. 문장을 직역하는지, 의역하는지, 문학적 감성을 살리는지에 따라 독자가 느끼는 작품의 분위기도 변화한다. 본 글에서는 8개의 번역본을 비교 분석하여, 독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번역본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1. 원문과 번역 비교
다음은 원문과 각 번역본의 차이를 비교한 부분이다.
원문
Herr Joseph Giebenrath, jobber and middleman, possessed no laudable or peculiar traits distinguishing him from his fellow townsmen. Like the majority, he was endowed with a sturdy and healthy body, a knack for business and an unabashed, heartfelt veneration of money; not to mention a small house and garden, a family plot in the cemetery, a more or less enlightened if threadbare attachment to the church, an appropriate respect for God and the authorities, and blind submission to the inflexible laws of bourgeois respectability. Though no teetotaler, he never drank to excess; though engaged in more than one questionable deal, he never transgressed the limits of what was legally permitted. He despised those poorer than himself as have-nots and those wealthier as show-offs.
1. 요제프 기벤라트 씨는 중개업과 대리업을 했다. 다른 마을 사람들에 견주어 볼 때, 그에게는 장점이나 특성이랄 것이 없었다. 여느 사람처럼 그는 넓은 어깨에 건장한 체격을 지니고 있었다. 어지간한 장사 수완을 지닌 그는 황금을 숭배하는 솔직하고 성실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더욱이 그에게는 정원이 딸린 아담한 저택에다 선조들이 대대로 묻힌 가족 묘가 있었다. 그의 종교의식은 약간 개방적이기는 했지만, 겉치레에 지나지 않았다. 신 (神)과 관료주의에 대해서는 적절한 존경심을 표하였고, 시민적인 예의범절의 확고한 불문율에 대해서는 비굴할 정도로 맹목적인 복종심을 보였다. 그는 가끔 술을 마시기는 했지만, 한 번도 취한 적이 없었다. 때로는 의혹의 눈초리를 받을 만한 일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결코 형식적으로 허용되는 한계를 넘어서지는 않았다.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가난뱅이라고, 부유한 사람들에게는 졸부라고 욕설을 퍼부어 댔다.
2. 요제프 기벤라트 씨는 중개업과 대리업을 했다. 마을의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 보면, 그는 별다른 장점이나 특성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건장한 체격에 장사 수완이 뛰어났고, 돈을 귀하게 여기며, 성실하고 정직하게 일했다. 그에게는 정원이 딸린 아담한 집과 집안 대대로 내려온 가족묘가 있었다. 종교의식은 다소 개방적이고 형식적으로 치렀지만, 신과 높은 관료직의 사람들을 적당히 존경할 줄 알았고, 시민 사회의 예의범절을 지나치게 중요시했다. 기벤라트 씨는 가끔 술을 마셨지만 취한 적은 없었다. 때론 의심을 살 만한 짓을 하기도 했는데 위험 수위를 넘지는 않았다. 가난한 사람들은 그를 구두쇠라고, 부유한 사람들은 그를 졸부라고 욕했다.
3. 요제프 기벤라트는 중개와 도매를 업으로 하는 상인으로 마을에서 특별히 대단하거나 능력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대부분의 마을 사람처럼 억세고 다부진 체격이었고, 비록 거래에서 뛰어난 수완을 발휘하진 못했지만 돈에 대한 진심 어린 갈망을 숨기지 않았다. 작지만 텃밭이 딸린 집에 살았고, 마을 묘지에 가족묘가 있었다. 다소 깨인 사고방식으로 형식적인 종교 생활을 했으나 신과 정부 당국에는 적당히 존경을 나타냈고, 품위 있는 시민의 도리인 엄격한 예절을 맹목적으로 따랐다. 술을 한번 마셨다 하면 몇 병씩 마셨지만 단 한 번도 취한 적이 없었고, 몇 번인가 도덕적이지 못한 거래를 했지만 절대로 법이 정한 선을 넘지는 않았다. 자신보다 가난한 사람들은 비렁뱅이라 경멸하면서, 부유한 사람들은 으스댄다고 비난했다.
4. 요제프 기벤라트 씨는 중개업과 도매업을 했다. 동네 사람들보다 뛰어나거나 남다른 면이라곤 없었다. 여느 사람처럼 다부지며 건장한 체구를 타고나고, 사업 수완이 좋은 데다 뻔뻔스러울 만큼 돈을 뼛속까지 숭배했다. 자그마하지만 정원이 딸린 집과 가족묘도 있었다. 그의 종교의식은 제법 깨어 있지만 그리 독실하지는 않으며 신과 정부를 적당히 존중했다. 중산 계급이 지켜야 하는 확고한 예의범절을 맹목적으로 따르기도 했으며, 술을 입에 대지도 않는 건 아니지만 고주망태가 되도록 마시는 법도 없었다. 미심쩍은 거래를 한 적은 있으나 법의 테두리는 절대 벗어나지 않았다. 자신보다 가난한 이들은 ‘없는 것들’, 부유한 이들은 ‘으스대는 것들’이라며 경멸했다.
5. 중개업과 대리업을 하는 요제프 기벤라트 씨는 도시의 다른 사람들에 비해 뛰어나거나 특별한 것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들처럼 어깨가 벌어지고 체격이 건장했으며, 장사 수완도 괜찮았고, 노골적으로 그리고 진심으로 돈을 숭배했다. 아담한 정원이 딸린 작은 집과 가족 묘지도 소유하고 있었다. 종교관은 깨인 면이 없지 않으나 대체로 고루했다. 하느님과 정부에 대해서는 적당한 존경을 표했으며, 시민이 지켜야 할 관습적인 예의범절은 맹목적으로 따랐다. 술은 잘 마시는 편이었지만 정신을 잃을 만큼 취한 적은 한 번도 없었고, 간혹 떳떳지 못한 거래도 했지만 법이 허용하는 선은 절대 넘지 않았다. 가난한 사람들은 가난뱅이라고 깔보고, 부유한 사람들은 거드름을 피운다고 욕했다.
6. 중개업과 대리업을 겸하는 요제프 기벤라트 씨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별다르게 뛰어난 점이나 특별한 점은 없었다.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넓은 어깨에 건강한 몸을 가지고, 돈을 대단히 소중하게 여기며, 남에게 뒤지지 않을 만한 장사 수단을 지니고 있었다. 게다가 정원이 딸린 자그마한 집도 있고, 조상들이 대대로 잠들어 있는 묘지도 있었다. 교회의 가르침을 지키는 입장은 다소 보수적이고 속이 들여다보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신이나 손윗사람에게는 존경심을 품고 있었다. 특히 시민적인 예의범절과 관련해서는 그 철칙을 맹목적으로 준수했다. 술도 상당히 마시는데 결코 곤드레가 되지는 않았다. 부업으로 좀 수상쩍은 장사를 할 때도 있지만 이것도 공공연히 허가된 일 이상을 한 적은 없었다. 자기보다 가난한 사람은 가난뱅이, 자기보다 돈이 많은 사람은 졸부라고 욕했다.
7. 도매업자이자 중개상인 요제프 기벤라트 씨는 도시의 여느 시민들에 비해 우월하거나 특별한 점이 있어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은 아니었다. 떡 벌어진 건장한 체형에 고만고만한 장사 수완 역시 그들과 다를 바 없었고, 돈에 관해선 솔직하고 진심 어린 숭배의 태도를 보였다. 또 정원이 딸린 자그마한 주택에다 묘지공원엔 가족묘도 소유하고 있었다. 어느 정도 개화된 종교의식을 지니긴 했지만 순수함은 잃은 지 오래되었고, 하느님과 정부 당국에 대해선 적절한 존경을 표하면서도 서민이 지켜야 하는 엄격한 법도에는 맹목적으로 복종했다. 술은 많이 마셨지만 단 한 번도 취한 적은 없었다. 때때로 비난의 여지가 전혀 없지만은 않은 거래를 할 때도 있었지만, 결코 상식적으로 허용된 선을 넘어선 적은 없었다. 가난한 사람들은 배를 곯고 앉아 있다고, 부유한 사람들은 으스댄다고 욕했다.
8. 중개업과 대리업을 하는 요제프 기벤라트 씨는 다른 주민들에 비해 뛰어난 점도, 특이한 점도 없었다. 그는 떡 벌어진 건강한 체격, 돈에 대해 솔직하고 진정 어린 존경심에서 나온 엄청난 장사 수완, 마당 딸린 작은 집과 묘지에 있는 가족묘, 꽤 개화했지만 낡아 빠진 신앙심, 하나님과 공권력에 대한 적당한 존경심, 시민이 지켜야 하는 예절의 훌륭한 법도에 대한 맹목적인 복종심의 소유자였다. 술은 상당히 마시지만 취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가끔 의심스런 거래도 하지만 결코 법적 허용의 한계를 넘지 않았다. 자신보다 가난한 사람들은 가난뱅이, 더 부유한 사람들은 벼락부자라고 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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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민음사, 김이섭 옮김
3. 코너스톤, 박지희 옮김
4. 올리버, 정다은 옮김
5. 문학동네, 한미희 옮김
6. 문예출판사, 송영택 옮김
7. 보물창고, 함미라 옮김
8. 아르테, 박광자 옮김
2. 번역 스타일 비교
출판사번역 스타일주요 특징
민음사 | 직역에 가까움 | 원문 문장 구조 유지, 다소 딱딱함 |
더클래식 | 자연스러운 의역 | 한국어 표현에 맞게 부드럽게 번역 |
코너스톤 | 감각적 번역 | 의미를 살리면서 가독성을 높임 |
올리버 | 문학적 감성 강조 | 표현을 세련되게 다듬음 |
문학동네 | 자연스럽고 현대적인 번역 | 쉽게 읽히도록 다듬음 |
문예출판사 | 직역과 의역 혼합 | 원문 느낌을 유지하면서도 가독성 고려 |
보물창고 | 문학적 분위기 강조 | 원문의 분위기를 한층 살림 |
아르테 |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번역 | 읽기 편하고 감성적인 표현 사용 |
3. 구체적인 비교 예시
문장 1: "possessed no laudable or peculiar traits distinguishing him from his fellow townsmen."
- 민음사: "다른 마을 사람들에 견주어 볼 때, 그에게는 장점이나 특성이랄 것이 없었다." (직역)
- 더클래식: "마을의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 보면, 그는 별다른 장점이나 특성이 없는 사람이었다." (자연스러운 의역)
- 아르테: "다른 주민들에 비해 뛰어난 점도, 특이한 점도 없었다." (간결한 의역)
문장 2: "an unabashed, heartfelt veneration of money"
- 민음사: "황금을 숭배하는 솔직하고 성실한 모습" (직역)
- 더클래식: "돈을 귀하게 여기며" (의역)
- 아르테: "솔직하고 진정 어린 존경심에서 나온 엄청난 장사 수완" (문학적 강조)
4. 독자별 추천 번역본
- 원문에 충실한 번역을 원한다면? → 민음사, 문예출판사
- 읽기 쉬운 번역을 원한다면? → 더클래식, 문학동네, 코너스톤
- 문학적 감성을 즐기고 싶다면? → 보물창고, 아르테, 올리버
5. 결론: 어떤 번역본을 선택해야 할까?
《수레바퀴 아래서》의 번역본은 각기 다른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원문에 충실한 번역을 원한다면 민음사와 문예출판사가 좋고, 읽기 쉬운 번역을 원한다면 더클래식이나 문학동네가 적절하다. 감성적이고 문학적인 느낌을 원한다면 보물창고와 아르테를 추천한다.
결국 독자의 취향에 따라 최적의 번역본이 달라지므로, 위의 비교를 참고하여 자신에게 맞는 번역본을 선택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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